친구 Y한테는 나이차가 조금 나는 쌍둥이 남동생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성장과정이 거의 비슷한 상태에서 줄곧 지내왔는데, 이상하게 결혼하고 나서부터 삶에 양상이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많은 쌍둥이의 부모나 본인들이 직접 이름에서 이렇듯 운명이 달라짐을 실감하는 예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이름의 위력을 절감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Y가 이러한 동생네 사정을 털어 놓으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며 원인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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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년 癸卯생인 동생 오동재와 형 오민재의 이름에서 보면, 오동재는 중심명운이 자식을 나내는 8궁이, 姓씨 5궁과 이름의 첫 자인 받침자에 상생으로 잘 흐르고 있었다.  반면에, 오민재는 중심명운이 1궁으로 성씨 5궁이 1궁의 극을 받으면서 또한 이름의 끝글자 3궁의 자식 7궁을 극하고 있어 이렇게 되면 부인과의 갈등은 물론, 자식과의 인연도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됨을 알 수 있게 된다. 민재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불러주면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부부 또한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니 개명을 하라고 여러 번 권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더니 결국 이혼 하고 말았다. 천주교 신자인 Y는 당시만 해도 개명의 중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심사를 털어놓으며, 뒤늦게 개명을 부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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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명하고 5년이 지난 지금은, 두 살 연상의 노처녀와 재혼하여 사십이 넘은  중년의 나이에 늦둥이 딸과 함께 알콩달콩(?) 재미있는 신혼생활을 보낸다는 소식을 간간히 들으면서 다시 한번 이름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렇듯 사주팔자가 같은데도 이들이 살아가는 행로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이름에서의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그래서 오직 사주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사주가 불변이라면, 이름은 가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주어진 운명을 피해갈 수 있음을 이렇듯 강조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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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주는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숙명이라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조물주는 이 세상을 만드실 때 딱 한 가지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우주를 만들고 인간을 만들면서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사람에게 부여 하므로, 인간의 의지로 후천적인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게끔 이름의 선택권을 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기에 아무리 같은 시간대에 태어난 쌍둥이라 하더라도 이름에서 나오는 운명의 삶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에 태어난 같은 사람이라도 똑같은 삶을 살아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수많은 쌍둥이의 부모나 본인들이 직접 이름에서 이렇듯 운명이 달라짐을 실감하는 예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이름의 위력을 절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