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을 고집하기에

 지난 늦가을의 일이다. 밝게 웃는 모습이 그저 보고만 있어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사십대 여성이 사무실을 들어서며 말을 건냈다.

“제 이름 박운재 이름을 풀이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하며 씽끗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온화해 보였다.

“몇 년 생이신지......?”

 삼십대 후반쯤 아니면 사십대 초반쯤이겠거니 하고 물었는데, 의외로 십년은 젊어 보였다.

 여성이름이라기 보다 남성이름 같아 보이는 이름이지만 풀이해 보니 재물과 자식운이 좋은 이름이었다.

 중심운 5가 성의 받침 중첩된 편인 9를 극제시켜주고 5가 7을 상생하므로 남편의 내조는 물론 중첩된 관성 7을 상관 4가 또 억제시켜주어 자식 덕도 있는 이름이라 이름이 궁금한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어딜 가나 자기 이름이 좋지 못하다 해서 개명을 하기위해 왔다고 했다.

 박운재(朴雲宰)를 획수로 따지면 朴 6획. 구름 雲 12획. 재상 宰 10획으로 초년 운이 22획으로 불길하고, 총획이 28획으로 흉한 획수나 자세히 살펴보면 부귀(富貴)와 재물이 겸전하는 어디하나 잘못 배합된 곳이 없는 귀한  이름이다.

“획수로 풀이하면 당연히 나쁘다고 얘기 할 겁니다. 그러나 좋은 이름이니 걱정 마세요.”

 문제없는 이름을 갖고 굳이 개명할 필요가 있겠냐며 설명해도 늘 듣는 얘기가 나쁘다는 설명만 들어선지 그래도 개명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대개 이런 이름의 소유자는 풍후한 재물의 혜택을 받아 일생동안 부족함 없이 남편과 화목하게 살아감은 물론 자식도 훌륭하게 성장하는 이름이다. 다만 옥의 티라 하면 여성의 이름이 남성 같은 것이긴 하지만 요즘은 의외로 중성적인 이름을 선호하는 추세라,  어쨌든 미심쩍어 하길래 상생 도표를 그려 자세히 설명해 주었더니 그제서야 안심하는 눈치였다.

 환한 모습으로 꾸우벅 인사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여전히 밝아 보여, 당시는 바라보는 내 마음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