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丙子생 이태정 할머님의 이름을 풀이해 보면, 그동안 살아오신 세월이 파란만장했음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연세에 비해 허리는 꼿꼿하신 편이나, 듬성듬성 남아 있는 치아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백발의 하얀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뒤로 넘긴 모습에 비해, 검버섯이 얼굴 전체를 덮은 거뭇한 피부는 칙칙한 기운을 감돌게 했다.

눈길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가 다칠 것이 염려되어, 가급적 빙판 길엔 다니지 마시라 일렀더니, 걱정해 주어 고맙다며 필자의 손을 꼭 잡았다.
“내 아들놈 때문에 잠시도 편할 날이 없다우”
“아드님이라면?”

 당신 생전엔 태기가 없어, 남편이 다른 여자한테서 얻은 아들을 뜻했다. 그런데 내 속으로 낳은 아들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젖먹이 때부터 키워 온 아들인지라 배 아파 낳진 않았어도 언제나 마음이 가는 아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하는 것마다 실패해 노파를 힘들게 했다. 남편은 오십대 후반, 간암으로 사망하고, 그때부터 믿고 의지하던 아들이었는데 실패를 거듭하자 갈수록 성격도 난폭하게 변해갔다. 아들의 생모가 살아 있지만 왕래하지 않고 도와줄 여력이 없다 보니, 키운 정이 뭔지 그 속을 썩이면서 뒷바라지 하고 있었다. 남편이 남겨놓은 재산 대부분을 탕진하고 그나마 남아 있는 거라곤 13평짜리 연립 하나가 전부인데 그것마저 처분해 달라고 괴롭히는 모양이었다. 물론 아들의 사주를 분석하고 나서 절대 팔지 말 것을 일러드렸지만, 이태정이란 이름에서 발현되는 기운을 보면 결국 자식한테 빼앗길 수밖에 없게 된다. 

     
성에서 나타나는 <이> 9. 7은 편인(학문) 9와 관성(명예) 7이 상생 관계로 이루어져 일찍이 자기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름의 첫 자인 <태> 2. 9 또한 나(2)를 중심으로 편인 9의 기운이 집중되기 때문에 2의 특성이 더욱 강화된다.  중심 운 2는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을 정도로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할 수 있으나, 또한 고집에 세어 타인과 융합하지 못하고 고독한 면이 있다. 끝자의 <정> 8. 9. 9는 관성이 편인 9로 집중되어 유독 9 명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중첩된 것은 반드시 억제시켜주는 재성(재물) 5. 6이 있어야 길한데, 선천(天干)운 어디에도 재성이 없다.

이름에 인성이 많으면 복과 수명을 헤치고 식신(자식) 3을 파극하므로 자식과 인연이 없다. 또한 마음의 중심이 일정하지 않아 시작과 반복이 끝없이 이어지므로 파재, 실권, 이별, 고독, 박명 등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나마 후천을 관장하는 지지(地支) 명운에서 <이> 6. 4가 상관생재로 이어져 어느 정도 금전 융통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태> 7. 6는 관성(남편) 7을 정재 6이 상생하므로 재물적인 운세는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상관 4가 관성 7을 상극하므로 남편과 일찍 사별한 원인이 된다.

 <정> 3. 6. 6의 중첩된 재성 6을 극제하는 1. 2가 없어 재다신약(재물을 관리하는 능력 부족)된 것이 노년으로 들수록 악재로 작용해, 그리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 결국 식신(자식) 3이 정재 6으로 자식한테 흘러들어가게 되어 그 집마저 없어지게 되는 형극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노년에 그나마 작은 집이라도 있어야 거처라도 유지 될 텐데, 지지(地支)명운 후천운의 재다신약된 관계로 아들의 고집을 꺽지 못하고 결국 가난을 면치 못하리라 예견된다. 

 
무엇보다 첨단을 걷는 현대과학이라 해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있다면 바로 보이지 않는 기(氣)다. 과학은 지금까지 명(命) 즉 생명체를 물질 덩어리로만 보고 그쪽만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생물학, 의학, 유전공학 등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그렇긴 해도 한 개의 세포에 불과한 정자가 어떻게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가! 고 물으면 모든 과학이 총동원해도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그만큼 신(神)의 존재(氣)가 존엄하기 때문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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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사주 또한 이러한 기(神)의 작용으로 인해 탄생되는 것임을 알아야 할 때, 이렇듯 타고난 사주에 따라 이름도 그에 걸맞게 지어지는 것을 보면, 참으로 기의 존재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