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에 종사하는 P사장은 나의 오랜 고객이다. 한동안 연락 두절이더니 아주 오랜만에 어깨가 축처진 모습으로 방문했다. 자금압박을 받는지 얼굴빛이 몹시 초췌해 표정은 웃고 있지만 왠지 불안한 기색이다.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 가는 중에 초췌한 표정이 궁금해 방문시간을 이용해, 구성 명반을 작성해보았다. 그랬더니 땅이 안팔려 자금 구박을 심히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P사장의 본명성은 6이다. 점사의 핵심은 본명성 옆에 무엇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궁에 본명성 6. 4가 있고, 兌궁에 6. 8이라 거래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흥정의 뜻을 담고 있는 乾궁이 5. 7이면서 暗破가 되어 이는 흥정하는 사람조차 없음을 나타낸다. 또한 거래를 나타내는 巽궁에 3. 5 暗은 간절히 매매를 원하나 暗이라 계약이 어렵다. 따라서 震궁에 2. 4 破는, 2는 평범, 보통의 의미가 담겨있다.

다행이 兌궁에 6. 8로, 보통의 가격으로는 어렵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면 팔릴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받고자 하는 시세로는 어렵지만,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면 거래는 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거래에서 9는 문서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坎궁에 9. 2나 9. 1이 있을 때가 가장 안좋다. 坎궁에 9. 2는 거래가 물속에 빠졌다. 즉 물속에 잠겨 받고자 하는 시가로는 매매가 어렵다고 분명하게 나타내준 명반이다. 물론 부동산 침체 경기 영향도 참고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震궁에 2. 4 破는 보통의 가격으로 어

렵다는 뜻을 암시하고 있다.

9는 수화(水火)살로서 坎궁에 9. 2는 어려움을 뜻하고, 부동산을 나타내는 艮궁에서 7. 9라 반드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매매가 되지 않게 됨을 선명하게 밝히고 있다. P사장한테 이와 같은 사실을 얘기 해주었더니, 땅이 안팔려 미칠지경이라며 볼멘 소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