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어느 날, 비가 차갑게 내리고 푸른 잎새들이 마구 떨어져 비에 젖고 있었다. 그래선지 아직 길을 떠나지 못한 제비 한 마리가 찬비 속에서 날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지난 세월 중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괴로웠던 일이 다시 생각나 괜스레 우울해 지는 기분이었다. 나보다 더 불쌍하고 가엾은 진짜 슬픈 이들이 많은 줄 뻔히 알면서도, 왠지 그 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슬픈 '나'가 되어 마음이 침잠되어 갔다. 

​
가끔은 나름으로 슬픔도 유익한 체험이 된다고 생각했다. 한바탕 슬퍼하고 나면 세상이 모두 측은지심으로 보이고, 그러다보면 모든 만물이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간혹 슬픔은 때론 우리로 하여금 이런 깨달음을 이르게 하는 힘을 지녔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
 이제 막 사십을 갓 넘은 이상명을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마위 정수리가 넓은 소갈머리(대머리) 때문인지, 아님 희끗희끗한 머리 때문인지 오십이 훨씬 넘어 보이는 그의 모습을 보면 왠지 슬픈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끔은 아랫배가 툭 불거져 나온 배를 보고, 인격(똥배) 좀 집어넣으라고 놀린다. 그러면 그는 자신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이렇게 나올 때까지 보태준거 있냐며 천연덕스럽게 되받아친다. 
  
무엇보다 69년 己酉생 이상명의 이름을 풀이해 보면, 성에서 나타나는 <이> 2. 0은 나(2)를 중심으로 인성(학문) 0의 생을 받아 아집과 고집이 담대함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름의 첫 자인 <상> 0. 6. 2는 중첩된 인성(학문) 0을 정재(재물) 6이 극제시켜 주어 좋다. 그런데 이러한 6을 재물을 파괴시키는 겁재 2가 흉신으로 작용해 불길한데, 이름이 끝자인 <명> 8. 5. 2의 관성 8이 이를 극제시켜 주어 이러한 흉조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흉중의 길로 나타난다. 

중심 운 0의 특성은 안정된 길을 택하므로 경쟁을 싫어하고 언제봐도 편안한 사람으로 주변에서 신임을 얻는다. 지혜, 학문, 총명 등을 나타내기 때문에 온후하고 단정하며 타고난 자질이 논리적이라 문학적인 성향이 짙다. 대개의 경우 중심운 9. 0인 사람은 장남으로 태어나거나 간혹 차남이나 삼남으로 태어나더라도 가족 중, 맏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렇더라도 끝자에서 겁재 2가 편재(사업적 재물) 5를 직격탄으로 극하는 것은 파재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중년 이후 부부이별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가능한 과욕은 금물이다. 따라서 이런 이름의 소유자는 상극의 배합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사업과는 무관하다. 가급적 안정적인 직장을 택하는 것이 좋고, 재산 증식으로는 부동산 투자가 가장 적격이다. 

 무엇보다 5. 2의 영향으로 중년 이후 재물의 손재를 조심해야 함은 물론 무리한 투자나 투기는 절대 삼가야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런 이름의 배합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잘 다니던 직장을 어느날 갑자기 그만두고 사업한답시고 목돈을 한꺼번에 날리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에 투자해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하면 파재의 원인이 됨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남성은 편재 5가 처(부인)와 연결되므로 무엇보다 부부간의 갈등내지는 이별수를 겪게 된다. 이런 이름의 주인공은 가급적 한발 물러서고 양보하는 마음가짐이 가정을 지키는 최상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